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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서 프리웨이 101 N.를 타고 벤투라를 거쳐 샌타바버러로 달리다 보면 수평선에 크고 작은 섬 몇개가 고요히 떠있는 것을 볼 수있다.
자연보호 및 생태연구를 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채널아일랜즈(Channel Islands National Park)이다.
펠리컨과 물개 보호
채널아일랜즈 국립공원에 포함된 섬은 서쪽으로부터 San Miguel, Santa Rosa, Santa Cruz, Anacapa, Santa Barbara 등 다섯개이다. 샌타바버러 섬만 홀로 떨어져 훨씬 남쪽에 있다.
San Miguel - 서쪽끝의 샌 미겔섬은 항상 세찬 바람이 불지만 바다 사자(Sea Lion)와 각종 물개종류의 서식처로 유명하다. 6월이 되면 출산을 위해 물개들이 모여들기 시작, 많을 때엔 1만마리이상 모여 떠들썩한 풍경이 벌어진다.
넓이는 약 1만에이커로 다섯개의 섬중에서는 세번째 크기, 소유는 미국 해군이지만 관리는 국립공원에서 하고 있다.
Santa Rosa - 서쪽에서 두번째에 있는 샌타로사는 개인소유로 관광객 상륙이 허용된 것은 1987년부터. 비교적 산이 많은 섬이지만 서쪽에 아름다운 해변이 있고 산에서 내려오는 계류주변에는 350여종의 초목과 야생화들이 곱다. 면적은 5만3천에이커로 두번째로 크다.
Santa Cruz - 면적 6만5천에이커로 제일 넓으며 섬 길이가 21마일. 샌타 로사와 함께 개인 소유로 사전에 허가를 얻어야 상륙할수 있다. 높은 산 사이의 계곡에는 초목과 야생화초들 그리고 야생동물들이 많이 살고 있다.
Anacapa - 세개의 조그만 섬이 모여서 이뤄진 애나카파는 700에이커밖에 안되는 작은 섬이지만 육지에서 가장 가깝고 등대가 있어서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알려졌다.
멸종 직전의 펠리컨 새가 보호받고 있는 섬으로 1938년에 내셔널 모뉴먼트로 지정됐다.
Santa Barbara - 딴 섬들에 비해 남동쪽으로 40마일이나 홀로 떨어져 있다. 640에이커의 작은 섬이지만 비교적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고 각종 물새들의 생태를 관찰하기에 좋다.
이곳 섬에는 추마시(Chumash)부족 인디언들이 처음 살았다. 샌타 크루즈섬에서도 그들이 살았다는 자료들이 많이 발견됐다. 서구인은 1542년 포르투갈의 항해사 후안 카브리요가 처음 왔다. 샌 미겔 섬에는 그의 무덤과 고색창연한 묘비가 아직도 쓸쓸히 서 있다.
물개 가죽을 남획하려는 사냥꾼들에 의해 1800년 후반에 이르러서는 물개들이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다.
지난 1938년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이 애나카파와 샌타 바버러 두 섬을 내셔널 모뉴먼트로 지정했고 1980년3월에 나머지 세 섬을 합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주변 수역까지 포함 총 25만 에이커에 달하는 이 거대한 해상국립공원은 멸종에 직면한 귀중한 야생동물들을 보호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채널아일랜즈 상륙기
채널 아일랜즈 국립공원은 어느 섬에 가느냐에 따라 방문시기와 수속절차가 다르다. 여름철에 매일 선편이 있는 애나카파섬을 찾기로했다.
Ventura항구에서 아침 9시 미지의 섬을 찾느라 가슴부푼 승객 20명을 태운 소형 연락선이 출발했다. 순조로울 때는 한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지만 오늘처럼 바람이 센 날에는 두시간도 걸린다.
애나카파 섬의 맨 동쪽에 있는 절벽 밑으로 우리들을 태운 배가 서서히 접근해 갔다. 배를 댈 만한 부두같은 곳은 보이지 않고 절벽 밑부분의 중턱에 몇 사람이 올라설 만한 공간만이 눈에 띄었다.
직접, 그곳에 배를 갖다댈 수가 없어서 뒤에 끌고온 작은 보트에 몇사람씩 태우고 그 밑으로 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상륙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일행들은 다시 154개의 계단이 있는 고층건물의 비상계단 같은 가파른 층계를 올라가야 비로소 이 섬의 평탄한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교회건물 위장 물탱크
애나카파 섬은 모두 세개의 조그만 섬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셋을 모두 합쳐도 1스퀘어마일이 될까말까할 정도의 크기다. 애나카파라는 이름은 그 옛날 이곳에 살았던 추마시 인디언들의 말로 ‘신기루’라는 뜻이 담겨있다.
섬 부근에서는 해난사고가 자주 생겨 1910년대에 간이등대가 세워졌고 현재의 등대는 1932년에 간이등대를 확장한 것이라고 한다. 안개가 꼈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울리는 Foghorn(무적)의 진동수가 높아서 고막이 파괴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애나카파섬에는 약 2마일 정도의 하이킹코스가 있어서 걸어다니며 섬 전체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오후 3시반까지 귀환하는 배에 승선하면 되므로 맘놓고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
섬의 중심부에 얼핏 교회같은 흰 건물이 보이는데 이것은 외형뿐이고 건물속에는 이 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수탱크가 설치되어 있다. 이 섬 근처를 항해하는 선박에서 물탱크를 표적삼아 총질하는 사건이 자주 있어 취해진 조치라고 한다.
봄철에는 야생화 만발
애나카파 섬의 평지는 사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꼭대기에 있어서 물이 고이지 못하고 사막성 잡초들이 겨우 생명을 유지하는 상태. 그러나 이른 봄철에는 야생 해바라기 종류의 노란꽃이 만발하여 살풍경한 섬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누렇게 죽은 듯이 흙에 붙어있던 잡초들도 이때만은 파릇파릇 생기를 돋우며 생명력을 과시한다.
이 섬의 진가는 멸종직전에 처해 있던 펠리컨을 되살린 보호지역 설치에 있다. 애나카파의 서쪽 섬에 그들의 서식처가 있는데 동쪽 섬 주변에도 커다란 부리와 육중한 날개를 가진 이 물새들이 많이 날아다닌다.
이 섬에서는 허가를 얻어 캠핑을 할 수 있는데 식수를 비롯해 캠핑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참해야 한다. 주변 바닷가에서는 수영을 할 수 있고 스킨다이빙도 할 수 있으나 서쪽 섬에 가기 위해서는 공원당국의 특별허가를 얻어야 하며 또 이 국립공원의 모든 섬에서는 애완동물 동반이 금지돼 있다.우리 일행은 4시간여의 체류일정을 마치고 5시경 벤투라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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