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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계곡들은 대부분 퇴적된 수성암이 깎여 형성된 것들이다. 그러나 물의 힘이 제아무리 강해도 차돌같이 단단한 암석은 깎아내리는 속도가 느려서 계곡의 깊이에 한계가 있다.
애리조나주의 그랜드캐년이나 유타주의 캐년랜즈 계곡들이 거대한 것은 수성암의 대표격인 샌드스톤으로 형성돼 있는 것을 봐도 그 이치를 알 수 있다.
콜로라도주 서남쪽 몬트로즈(Montrose)근처를 흐르는 콜로라도강의 지류 한구석에 검은 차돌을 깊게 뚫고 나간 거대한 계곡이 있으니 그 신가한 곳을 찾아가 보자.
블랙캐년 (Black Canyon)은 그랜드 캐년과 마찬가지로 남쪽과 북쪽 양측으로 갈라져 있다. 면적은 2만 766에이커.
관광객이 연중 찾아가는 곳은 시설이 제대로 된 남쪽이다. 북쪽은 경치는 더 좋지만 겨울엔 눈 떄문에 길이 막혀 관심 많은 사람들만 찾아간다.
절벽 높이 2700피트
캐년의 길이는 53마일, 약 12마일 정도의 깊고 좁은 계곡이 공원의 중심이다. 가장 깊은 곳이 2천 700피트이며 절벽사이는 위가 1천피트이고 물이 흐르는 밑부분의 폭이 40피트밖에 안되는 곳도 있다. 단단한 차돌같은 검은 편마암이 절벽을 구성하여 'Black Cany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선 북쪽방향에서 보기위해 Delta에서 92번 하이웨이를 따라 시골풍경의 길을 동쪽으로 달려가자. 30여분후 Crawford의 세갈래 길에서 자갈로 다져진 좁은 길을 따라 Black Canyon으로 향하면 드문드문 한적한 농가만 보일뿐 길 주변은 무더운 한여름의 오후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이렇게 단조로운 산야를 달리기 20분후 드디어 눈앞에 암벽의 정상부 같은 검은 바위돌이 보이기 시작한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바위 끝부분으로 발길을 옮기면 돌연 깎아내린듯이 직각으로 내려 떨어진 절멱에 선 자신을 알고 실신할 것처럼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게 된다.
발아래 실오라기 강물
보통 계곡의 절멱 위는 잘못해서 발을 헛디뎌도 그냥 떨어지지 않고 정상부나 밑부분에 걸릴만한 것이 있는데 이 절벽은 마치 칼로 두부자른듯 일직선이다. 아득한 저 계곡바닥에 실오라기 같은 강물이 내려다 보여서 더욱 아찔하다.
몇군데 전망대는 안심하고 기댈 수 있게 파이프로 난간이 설치됐지만 관광객들 대부분이 한번 내려다 보고 난 뒤에는 난간에 감히 기대지 못한다. 지금 내려다 보고 깜짝 놀란 절벽의 높이는 2천 250피트 즉 750미터에 가까운 직각 절벽이다.
전망대마다 한번씩 올라가 보면서 상류쪽으로 이동해 가면서 처음에 느꼈던 공포는 사라지고 검고 직각으로 뻗은 절벽의 경이적인 모습에 계속 감탄하게 된다.
계곡 밑으로 내려가려면 공원사무실에서 특별허가를 얻어야 하며 절벽을 오르내리는 전문적인 경험과 체력을 구비해야한다.
계곡 안은 좁은 두 절벽의 사이틈에 낀 곳이기 때문에 바람도 강하고 정오 경에 햇볕이 잠깐 비칠뿐 처량한 감이 들 정도로 고독한 곳. 밑을 흐르는 강물에는 숭어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서 전문적인 낚시광들이 찾는다고 한다.
남쪽 절벽 가는길
양쪽 절벽 정상근처의 숲에는 곰, 산양, 살쾡이들이 살고 있지만 낮에는 관광객들의 눈에 띄지 않으나 토끼나 들쥐를 노리는 독수리 종류의 새들이 많이 날아다니는 것이 보인다.
북쪽을 대강 구경한 다음 남쪽으로 가기위해 다시 자갈길을 되돌아 나와 Crawford에서 92번 지방도로 동쪽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약 40마일 상류에 있는 댐 위로 강을 건너서 약 90마일의 길을 더 가야한다.
댐을 지나기 전 약 20마일 거리의 강변도ㅗㄹ는 National Recreation Area로 지정된 곳의 일부로 국립공원 못지않게 산야가 아름답고 경치에 변화가 많다. 약2시간반 후 남쪽에 있는 Visitor Center에 도착하여 공원지도와 정보를 입수한다. 공원입장료 차 1대 7달러 (970)240-5300
Visitor Center에는 계곡의 생성과정과 주변 동식물에 대한 자세한 도표와 모형들이 전시돼 있어서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여름철에는 캠프파이어 프로그램이 있어서 캠핑장이 늘 가득찬다고 한다.
남쪽 절벽 위의 전망대들은 북쪽에 비해 난간시설이 잘 돼 있고 숫자도 많다.
대자연의 조각전시장
해가 기울무렵 절벽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면 계곡 위쪽에만 햇볕이 들뿐 아래쪽으로 갈수록 검은 계곡이 더욱 을씨년스럽다. 다만 건너편 회색짙은 절벽이 여러 줄기의 굵은 추상화를 연상시켜 사람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북쪽에서는 너무나 깊은 계곡과 아찔한 직각의 절벽에 현기증을 느껴 바위표면 자체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못하지만 남쪽에서 북쪽의 거대한 벽면 색깔과 무뉘를 주의깊게 바라보면 같은 것이 하나도 없고 모두 각양각색, 조물주의 위대한 조각전시장에 들어선 것 같다.
전망대마다 계곡풍경이 다르기 떄문에 해가 떨어지기전에 빨리 서둘러 가면서 돌아봐야 한다.
서산에 붉게 걸린 해
자동차 주차장에서 10여분 걸여야 볼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어떤곳은 한참 밑으로 내려가야 전망대가 있어서 다시 올라오는 길이 힘든 벅찬 코스도 있다. 뜀박질 하다시피해서 돌아보고 나면 해는 벌써 서산에 붉게 걸려 있고 잠 자리를 찾아가는 새들이 계곡위를 날아가는 것이 보인다. 절벽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계곡이 시야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평원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공원 15마일 서남쪽에 있는 이곳 중심도시 몬트로즈(Montrose)를 향해 어둠에 잠기는 블랙캐년을 뒤로하고 황혼이 짙어가는 길을 곧장 달리는 기분또한 무척 이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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